'닫힌 방' 벗어나 '탁 트인 공간'으로…베일 벗은 부산시립미술관
- 여러 방으로 나뉘어 있던 2~3층 전시실을 하나의 가변형 공간으로 합쳤다
- AI 실험작이 포함된 국제전 '퓨처 뮤지올로지' 등 특별전 4개가 함께 개막했다
- 광복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후까지의 미술과 부산 1세대 화가들을 조명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2년에 걸친 대규모 재단장을 마치고 17일 오전 10시 시설과 재개관 특별전을 시민에게 전면 개방했다. 미술관은 이번 리노베이션의 핵심 개념으로 '경계의 해체성', '가변의 유동성', '문화의 다변성'을 내세웠다. 수평·수직 양방향으로 공간을 터 미술관 곳곳에서 시야가 트이도록 했고, 여러 전시실로 쪼개져 있던 2~3층 주 전시장은 하나의 넓은 공간으로 묶어 전시 성격에 따라 형태를 바꿔 쓸 수 있게 했다.
1층의 한 공간은 디자인·공예·공연·서점을 한데 모아 누구나 머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꿨다. 야외 조각공원도 새로 단장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도 손을 대, 작품 보존을 위한 항온·항습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수장고를 확충했다.
재개관과 함께 특별전 4개가 동시에 막을 올렸다. 국제전 '퓨처 뮤지올로지'는 국내외 미술관 9곳이 참여한 협의체와 함께 꾸린 전시로, AI와 생태·기술이 화두가 된 시대에 미래 미술관이 맡아야 할 역할과 기능을 다뤘다. 부산 지역 작가들이 AI 에이전트가 내린 지시를 받아 그 자리에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작업, 생년월일을 넣으면 AI가 시와 이미지를 새로 지어 내는 작업 등 기술을 접목한 실험작이 나왔다. 호주 영상 미술관 ACMI는 부산의 지역성을 감안해 이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주제로 한 영상 작업 두 편으로 특별전에 참여했다. 가상공간에 미술관을 옮겨 놓은 '메타버스 부산시립미술관'도 체험할 수 있게 했는데, AI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며 가상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고 화면 속에서는 부산시 대표 캐릭터 '부기'가 작품 해설을 거들었다.
2층 전시실에서는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을 선보였다.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후까지 한국 사회가 형성된 과정을 당대 작품과 기록물, 동시대 작가들의 해석으로 짚는 전시로, 이쾌대·이여성 등 월북 화가의 작업도 포함됐다. 해방기 부산에서 열린 미술전람회 자료로 부산 1세대 화가들의 활동을 보여 주고, 양달석·김종식 등 당시 부산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은 별도 섹션으로 소개했다. 미술관 30년을 되짚는 아카이빙 전시 '이 모든 어제의 미술관에게'와 어린이 갤러리 전시 '안전기지'도 함께 열렸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재개관을 발판으로 작품 감상 공간에 머물지 않고 시민·사회·기술·자연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출처 : CBS노컷뉴스(https://www.nocutnews.co.kr/news/6579387)
